밀라노에 있는 동안, 한식보다 더 먹고싶은 건 일식이었다.
중국인들이 하는 허접한 일식말고 맛있는 일식.
일을 하러 간 4월의 그 곳은, 당연하다고 여긴 것들 하나하나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무서운 교훈을 주고 있었다.
상할대로 상한 기분을 달래주려 들어간 일식집이었는데,
중국인들이 대충 만든 초밥을 보니 '또' 속았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
혼자 힘든 시간이라 그랬는지
제대로 못먹은 한 끼일 뿐이었는데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이모의 생신을 핑계로 찾은 긴자는 언제나 처럼 맛있었고
몇 달 동안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일식에 대한 욕구불만을
한 번에 해결해 준 것 같아서 평소보다 두 배는 뿌듯한 긴자였던 느낌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맛있는 음식 먹었다고
기분이 다 풀려버리는 나를 보면
다행인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