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페이지의 이유
여덟살때부터 앓았던 질병과의 다툼. 부모님이 너무 쉴드를 잘해주셨는지 별로 피해망상같은건 한번도 안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드디어 내 두발로 꿋꿋하게 정신차리고 돌진할 준비가 될무렵 뇌에 종양같이 생긴 혹을 발견했다.
이틀만에 왼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중환자실에서 좀비처럼 나흘을보내고 수술만을 기다렸다. 사연들을 읽었다. 딴생각하게? 어떤사람은 6개월의 시간이주어지고 어떤사람은 15년.
온갖생각을 다했다. 맨날 입으로만 살기싫다고 말한 내가 너무 창피했다. 정말로 끝이 코앞에 다가오면 한번도 그게 진심이 아니였다는걸 깨달으니깐. 다 무효화되며 허무해질 겨를도 없었다.
이대로 갈수도있겠다는게 무서운게 아니였다. 다만 다시는 내가 아무 감정을 못느끼고 기억도 못아껴주고 사랑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을 영영 못보겠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끼치도록 두려웠다. 누가 안그렇겠나
하여튼 수술은 잘마치고 거기까지 온거처럼 오늘도 여기까지 잘왔다. 종양 크기가 줄고있다고 오늘 알아서 여기에 지금 얼마나 기쁜지. 얼마나 더 그릇이 커진거 같고 세계관이 회전해 마음이 어쩔줄모르는지 여기에 적어본다. 정말 내가 조금 우습거나 진부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Cliche 들을 지난 7주간 살고 통과해왔다.... 너무 슬프고 기쁘고 안타깝고 감사한. 모든게 한번에와서 멍해. 사람이 사람이 되려면 한두번쯤은 급소에 약한 훅을 맞아봐야한다고본다.
이럴때일수록 글을 더 이쁘게 쓸수있었으면 한다. 몸이 다시돌아온다니 말도안된다. 여기까지 읽어준 당신에게는 너무 고맙다는말밖에 없다. 어쩌면 한번도 안마주칠 사람도 사랑할수있는 마음이다.
23'/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