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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양태
내가 버린 친구가 생각났다.
때는 고등학교 2학년 같은 교회를 다니고 남자지만 단짝 같은 친구였다.
아, 그냥 나를 아주 좋아해줬던 친구다. 숫기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강단도 있고, 눈치 좋고 똑똑한. 무엇보다도 그만큼 자기 사람을 잘 챙기는 애가 없었다.
교회에서는 예배가 끝나고 매주 일요일 오후를 같이 보냈다.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나는 항상 둘 혹은 셋이서 교회 주변을 쏘다녔다. 친구는 나랑 노는 주일 오후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학교에서는 별 즐거움이 없었던 걸까 약간의 의존을 느낄 정도로,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못했다. 같이 있으면서도 딱히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이 따분했고 집에 가서 빈둥거리는 게 나을 거란 생각도 많이 했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누구 좋으라고 쏟아내는 친구도 귀찮았다.
그 친구는 드럼을 쳤다.
친구는 주변에서 드럼 연주에 관해 이래저래 간섭받는 것에 예민했는데 그런 성격 탓에 찬양팀에 소속되는 것은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교회에는 연주자가 궁했고 거의 마지못해서 봉사하게 된 것이 결국 불안해하던 것보다 더 크게 일이 터졌다.
찬양팀 리더의 말실수로 불화가 생겼고 예배 중에 자리를 뜬 이후로 고등부에 나타나지 않았다. 갈등 중인 두 사람과 모두 친했던 사람은 나였고 따라서 해결을 위해 직접적으로 나서야 했던 사람도 나였다.
사실 잘못은 분명히 리더가 했기 때문에 누구 편에 서야할지는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그런데 리더직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이미 큰 친구에게 사과하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두 사람 사이를 어떻게든 화해시키고 싶었나? 그래야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나? 둘 다 아니다. 다리 역할이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그저 그 갈등중인 상황과 비롯된 불안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당사자에겐 좆같이 들릴 것이다. 가망 없어 보이는 관계에 껴서 양쪽 눈치를 보다가 실수하는 게, 잘못 없는 내가 욕을 먹을까봐 내심 두려웠다. 더욱 치졸한 이유는 그 친구를 버리는 편이 교회생활하기에 편했다는 점이다. 친구는 고등부에 나와 다른 하나를 제외하면 터놓고 지낸 사이가 없었고, 그 친구의 편을 들다가 나의 제법 원만했던 인간관계에 금이 갈 수 있었기에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쉬운 편을 선택한 것이다. 욕먹는 걸 피하기 위해 애써 중립적인 입장인 척하였지만 그냥 무책임이었다.
난 몇 번이고 고등부에 나오지 않는 그 친구의 말을 들어주고 설득을 했어야했다. 그런데 딱 한 번이었다. 최소한의 양심을 위해서 챙기는 척 하다가 나 몰라라 하며 친구를 떨궈냈다. 위선적이다 존나게 간사하다. 그것 외에 기억나는 다른 시도는 없었다. 그렇게 한 명의 마음을 가볍게 배신했다.
배신감에 얼마나 데였을까. 이런 생각도 한참 뒤에나 하게 되었다. 멍청하기 짝이 없었던 때는 감히 내가 한 짓은 알지도 못하고 작은 노력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 리더와는 잘 지내는가? 난 교회 내에서 암묵적으로 배신의 아이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모두와 멀어지게 되었고 이번 방학 때 난 교회를 옮겼다.
모든 게 끝난 이제야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그때의 난 정말 병신쓰레기였고, 참으로 아까운 사람을 내 손으로 놓쳤다. 의리라는 나사가 빠진 나는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불가능한 인간이다. 이기적이었다.
뭣 하러 이 글을 쓰는가? 뒤늦게 죄책감을 청산하고 싶었나. 아님 글에서만이라도 사과하고 싶었나. 그냥 내가 이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란 걸 알리고 싶었나. 내가 관계하는 패턴을 알고 싶었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필요가 조금은 있었다. 지금도 난 어딘가 부실한, 자칫 위태한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사람이 질리고 싫증난다. 당연히 이런 내가 싫다. 사랑이 한참이나 적다.
사실 토할 것 같아서 이 지랄이다 역겹다 전부 다
너에게 닿으려고 좋은 사람인 척했던 때가 마음이 아프다
그사람 말만 들으면 나를 받아줄 역량이 되는 사람인건 분명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사람이 편하지가 않다 나는 혼자 기대하고 있고 그 사람을 실망시킬 것이다 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사람이 나에게 싫증 날것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어서 결국 떠나버릴것 같아 그래서 그 사람과 나는 아닌 것 같다 어쩔래 이런 관계는 다시 시작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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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하지 사람이 정말 바뀌기가 쉽지 않다는걸 내가 존나 고집이 세다는걸 이제 뭔가 알 것 같다 대화할때도 겉으론 순종적인 모습 귀담아 듣는척 네네하면서 비위맞추지만 속은 항상 어느정도 언짢으셨다 시꺼먼 내가 역겹다 그래 내가 제일 옳고 항상 내 생각이 최고시다 이 미개한 중생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어 이러케 남이 하는 말은 하나도 안들어 다 한쪽귀로 흘려버렷 나픈새키! 니가 그로케 잘났어요? 네 잘났어요 니가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겁니다 알아요?
죄인
갖은 수를 써서라도 모면하려들지만 살아있는 동안 생의 비참함을 피할 수 없다
눈 딱 감고 나를 위해서
사람을 믿어서는 안되지만 끊임없이 기대하게 되고. 번번이 실망하게 되고. 마음이 공허해서 놓아주질 못해서 그래 그 모든 배신감과 미움은 고스란히
이대로 2학년을 맞을 순 없지 이대로 군대를 가면 안되지 간절하게 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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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나는 외롭고 게으르고 괴팍스럽고 어리버리하다
언제는 안그랬나